미국 백만장자의 80%는 자수성가, 한국은 ‘다른 방법’ 선호
미국 백만장자의 80%는 자수성가, 한국은 ‘다른 방법’ 선호
  • 신홍식
  • 승인 2011.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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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신홍식】미국 백만장자의 약 80%는 자기 스스로 부자가 된 사람들이라고 한다. 19세기 말인 1892년에도 84%의 백만장자들이 부모의 재산을 전혀 이어받지 않은 ‘새 부자 (nouveau riche)’ 이었다고 하니 이런 전통은 미국에서 현재까지 백여년간 지속되고있는 셈이다. 1996년판 베스트셀러 <이웃의 백만장자: 미국 부자의 놀라운 비밀 Millionaire Next Door: The Surprising Secrets of America’s Wealthy> 은 수천 명에 달하는 미국 백만장자들의 행태를 잘 해부한 책으로 15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이 책을 떠올리는 것은 ‘건강한 부자’들이 많이 나와야 우리나라의 미래도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우선 놀라운 것은 미국 사회 주류인 잉글랜드계가 백만장자의 비중에서 예상과는 달리 1등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미국 전체의 10.3%를 차지하는 잉글랜드계는 백만장자 중 21.1%를 차지하며 4위인데 반해 1,2,3 등은 러시아계, 스코틀랜드계, 헝가리계가 차지하고 있다. 인구 대비 백만장자 비중은 러시아계가 1.1% 대 6.4%, 스코틀랜드계가 1.7% 대 9.3%, 헝가리계가 0.5% 대 2%로 타 민족을 앞선다. 1위의 러시아계와 3위의 헝가리계는 자수성가형 백만장자가 많으며 기업가 정신이 가장 왕성하다. 그런데 미국 전체의 백만장자 중 3분의 2는 연 10만불 이상의 소득 계층에서 나오는 데 반해 스코틀랜드계 백만장자의 60% 이상은 10만불 이하에서 나온다. 그러나 스코틀랜드계의 10만불 소득 가정은 미국 평균 15만불 소득 가정과 맞먹는 수준을 저축하고 투자한다. 실제로 미국 백만장자들의 절반 이상은 외제 차나 비싼 옷 등을 평생 한번도 사거나 입지 않는 매우 검소한 생활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에 이주한 1세대 미국인들이 부를 축적하는 수단으로 자기 스스로 사업을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전통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500대 기업의 12%는 1세대 미국인이 차지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부는 일반인들의 생각과 달리 거의 대부분 세습되지 않는다. 2001년 미 정부 통계에 의하면 미국 최상위 1% 부자는 순 재산의 9%만을 상속했다 하며 또한 최근 조사에서도 미국의 백만장자들 중 10% 이내만이 부를 상속받았다고 한다. 더구나 2008년 월 스트리트의 부자 보고서에 의하면 부의 상속이 해마다 더 줄어드는 추세라 한다. 그런데도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백만장자의 수가 배로 늘고 있다고 한다. 자수성가형 사업을 통하여 창출되는 미국의 부는 대부분 사회에 환원되며 확대 재생산의 원동력이 된다.


최근 우리나라 KB 금융연구소의 ‘한국 부자 연구 – 자산 형성과 투자 행태, 라이프 스타일’ 보고서에 의하면 국내 백만장자의 수가 2010년 말 기준 13만명으로 백만장자의 비중이 미국은 1억 가계 중 3.5%인데 반해 우리는 2천만 가계 중 0.65%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서 재산 증식 방법으로 자기 사업을 통해 하겠다는 대답이 33%에 불과한 반면 나머지 3분의 2는 부동산 투자 45%, 금융 투자 17%, 기타 상속 등의 방법으로 재산 증식을 계획한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사업을 통해서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겠다는 의식이 아직도 팽배하고 있다.


부의 세습과 편중이 갈수록 심화되는 우리 사회, 자기 힘으로 부자가 되기 어려운 우리 환경과 견주어 보면 미국은 참으로 부러운 나라이다. 미국의 힘은 자유롭게 활짝 열려있는(Wide open) 사회에서 자기 스스로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기회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지고 있다는데 있다. 그래서 미국은 아직도 세계 사람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 해마다 1백만명 이상이 이주한다. 이것이 미국 사회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어 활력소가 된다.


심화되는 고령화 속에 살 수 있는 최소한도의 연금마저 고갈되어 가는 상황에서, 미국의 건강한 부모들이 후세들에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교육하듯이,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이 바로 나라가 할 일이다. 자수성가하는 소기업들이 죽순처럼 돋아나는 기회의 땅, 대한민국은 언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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