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영화 광고는 ‘소문’이다
최고의 영화 광고는 ‘소문’이다
  • 채윤희
  • 승인 2008.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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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더라”통신에 약한 관객들 / 채윤희



[인터뷰365 채윤희]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 이유는 다양하다. 같은 영화라도 관객에 따라 극장을 찾는 이유도 천차만별이다.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죽이려고 오는 사람도 있고, 각종 언론매체에 실린 영화평을 살피면서 진지하게 선택하는 학구파도 있다. 데이트 코스에 영화 관람이 기본 매뉴얼로 깔려 있는 사람도 있다. 지나가다 충동적으로 들르는 사람도 있다.



매스컴보다 위력적인 소문

‘지나가다’ 들르는 유동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인상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 멋있는 포스터 한 장, 매력적인 카피 한 줄이 이런 관객을 관람석에 앉히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냥 재미로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다. 이런 유형은 대체로 ‘재미있다더라’ 통신에 약하다. 자기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주변의 가까운 누군가가 ‘어느 영화가 재미있으니 한번 보라’고 하면 그 말을 믿고 단순한 결정을 내린다.



의욕적인 마니아들은 까다롭다. 나름대로 취향도 분명하고 선택 기준도 명쾌한 편이다. 영화의 내용과 완성도도 면밀하게 따진다. 영화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라면 진짜 아카데믹하지 않으면 곤란하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영화광들의 평을 읽어보면 흥분해서 주관에 치우치는 경우도 있지만 꽤 품위를 유지한 세련된 평들도 많다.



요즘은 영화에 관한 한 전문가들이 많은 편이다. 영화에 대한 관심이 취미차원을 벗어나 나름대로 ‘주장’을 펼칠 만큼 적극적인 사람들이 많아졌다. 좋은 현상이다. 진짜 전문가 못지않게 해박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도 자주 만나게 된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수준 높은 관객을 쫒아가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도 이런 관객은 역시 소수다. 다수는 지극히 평범한 관객이다. 어느 감독이 좋아서, 어느 배우가 좋아서, 아니면 액션영화가 좋아서 그냥 극장을 찾는 사람들이다. 대다수 관객은 대단한 결심을 하고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아니다.



평범한 관객은 특히 소문에 약하다. 정말 좋은 영화라도 소문이 나쁘게 나면 끝장이다. 매스커뮤니케이션이 아무리 위력을 발휘한다고 해도 ‘~라더라 통신’ 앞에서는 속수무책인 경우가 많다. 소문처럼 무서운 광고매체는 없다.



영화는 우선 재미있어야 한다

영화관객들의 심리는 어떤 고객보다 까다롭고 다양하다. 취향도 자주 바뀐다. 영화 자체에 만족하기보다 어떤 스타일이나 이미지에 만족할 때도 많다. 분위기나 소문에 민감하고, 아주 적극적이면서 또 아주 소극적인 양면을 지니고 있다.



관객들은 좋은 영화와 재미있는 영화를 확실하게 구분한다. 영화가 재밌다고 하면 관람이라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지만 좋은 영화라고 하면 좋다는 생각 이상의 행동은 여간해서 기대하기 힘들다. 이런 관객들을 상대로 매력적인 마케팅을 하자면 어지간한 준비 없이는 곤란하다.



관객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파악하려면 대중 심리를 잘 알아야 한다. 대중 심리에 가장 가깝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관객층에 따라 광고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관점도 다르기 때문에 기준을 맞추기도 무척 어렵다. 포스터 디자인이나 카피는 물론이고, 줄거리 설명에 필요한 단어 선택 하나에도 망설일 때가 많다.



한 쪽은 포기하고 다른 하나만 잡겠다면 부담이 덜한데 아쉬운 마음에 둘 다 챙기려 들다보면 둘 다 놓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영화처럼 다면전략이 필요한 상품도 흔치 않다. 가능하다면 계층과 집단에 따라 서로 차별적인 광고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관객들의 입맛이 유별나 보여도 우리나라 관객은 대체로 상업성이 강한 영화를 좋아한다. 다양한 영화에 익숙지 못한 탓도 있지만 그런 영화를 많이 만들지 못한 영화인의 책임도 크다. 관객은 영화가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재미있기를 원한다.



할리우드 영화를 좋아하는 것이 우리 관객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 세계 관객이 할리우드 영화를 다 좋아한다. 상업영화의 대명사인 할리우드 영화로부터 우리 관객만이 자유롭기를 원하는 것은 그래서 무리다. 재미있어서 보는데 어떻게 막는단 말인가. 다른 분야와 똑같이 영화도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했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관객들로부터 외면 받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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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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