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찾습니다] 한국 최초 11단 주산왕 이정희
[당신을 찾습니다] 한국 최초 11단 주산왕 이정희
  • 김두호
  • 승인 2008.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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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계산기와의 게임에서 앞서기도 / 김두호



[인터뷰365 김두호] 전자식 컴퓨터가 상용화 단계로 접어든 것이 1960년대로 알려져 있지만 7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의 주력 계산도구는 주판이었다. 주판알을 손가락으로 굴려서 계산하던 주산식 계산법은 초창기에 나온 전자계산기보다 계산 속도가 앞서는 경우도 있었다. 은행 기업 우체국 등의 경리직 책상머리에서 주판 소리가 쉬지 않고 들리던 1979년,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11단 주산왕이 탄생했다. 태권도 등 운동경기처럼 주산에도 공인 급수가 있었던 그 때 서울의 명문실업고교인 동구여자상업고의 1학년 이정희(李正姬 당시 16세) 학생이 11단을 따냈다.



기자들이 몰려든 가운데 국내 최고수의 주산왕을 앉혀 놓고 재밌는 사태가 벌어졌다. 1백억 단위의 가감산(加減算)과 승산(乘算) 문제를 두고 인간 컴퓨터인 주산왕과 실제 전자계산기가 시합을 벌인 것이다. 피아노 치듯이 숨 가쁘게 퉁기는 어린 학생의 손가락 동작 속도가 초당 10회를 기록하는 가운데 전자계산기와 벌어진 가감산, 승산, 제산, 전표산 계산게임에서 이정희 학생은 두 번 앞서고 두 번 뒤져 무승부를 기록했다. 1백억 단위 승산에서는 20문제를 풀기까지 이양이 3분 걸린데 비해 계산기는 2분30초, 가감산 10문제에서는 이양이 3분 걸렸으나 계산기는 5분35초로 뒤졌다. 제산에서도 이양이 뒤졌으나 전표산에서는 계산기보다 3분이 빨랐다.



주산의 단수는 과목별 제한 시간으로 결정된다. 11단의 경우 곱셈 나눗셈에서 1백억 단위 11자리 수 20문제를 각각 3분 내에 풀어야 하고, 덧셈 뺄셈은 10자리 수까지 15줄 문제를 3분 내에 10개 풀어야 한다. 전표산은 4자리에서 9자리까지 15매 10문제를 3분 내에, 암산은 3자리에서 6자리까지 10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한 과목이라도 90점 이하면 불합격이었다. 당시 공인 검증기관인 한국사무능력개발원에서 시행한 검정시험에서 이양이 받은 점수는 600점 만점에 575점이었다. 이양이 11단을 따기 전 국내 최고 주산왕은 10단짜리 두 명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주산을 시작한 이양은 지능지수가 140에 이를 정도의 수재형인데 주산은 속셈도 빨라야 하고 알을 굴리는 운주기술도 뛰어나야 한다. 주산왕이 된 이양의 당시 꿈은 선생님이었다. 지금 나이로 45세인데 뜻한 대로 교육자가 되어 사회활동을 하고 계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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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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