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밑씻개꽃 수줍은 새색시 같이 고운 꽃의 이름을 '며느리밑씻개'라니 고약한 시어미의 심술이줄기에 가시로 돋았구나 요즘 같았으면 갑질작명(?) 시빗감…글·사진= 한종인 칼럼니스트

모시옷 접시꽃 가만히 있어도 온몸에 땀이 주르르 후텁지근한 날 접시꽃이 시원하게 속이 비치는 하얀 모시옷을 입었다 나도 모시옷 한 벌 있었으면…글·사진= 한종인 칼럼니스트

참나물꽃깨소금보다 더 작은앙증맞은 꽃꽃이 작아 열량도 낮나 육류와 찰떡궁합대표적 산채나물로 살 찌는 것 걱정하면친해야 할 나물앙증맞은 참나물꽃 글·사진= 한종인 칼럼니스트

어머니 사랑꽃, 아욱꽃아욱하면 아욱국만 알았지 꽃이 있는 줄도 몰랐다네몸에 좋은 아욱된장국 자주 끓여주시던 어머니 아욱꽃 꽃말이 '은혜, 자애, 어머니의 사랑' 아욱국이 바로 어머니의 사랑이었구나글·사진= 한종인 칼럼니스트

초록별 꽃받침아침햇살을 받은 흰접시꽃의 뒷태가 곱다반백 년 '찰칵' 경험 중 뒷통수(?)는 난생 처음 납작한 접시꽃은 앞이나 뒤나, 꽃술이 아닌 꽃받침도 꽃이나 진배없구나 초록별 꽃받침이…글·사진=한종인 칼럼니스트

고추꽃풋고추에만 눈이 팔렸지 고추꽃이 이리 고운데무심하기만 했구나순면 같은 순수와 소박함이 참 좋다 수수함에 눈길이 간다 그게 너 만의 아름다움이고자랑이겠지 글·사진= 한종인 칼럼니스트

핫립세이지 "저게 무슨 꽃이지?" "꼭 닭 같네"꽃보다 새를 더 닮은 '핫립세이지' 꼬꼬닭이 빨간 앞치마를 두르고 맵시자랑을 하는 듯 글·사진= 한종인 칼럼니스트

실베짱이먹고 버린 감씨가화분에서 싹을 틔웠다 연초록 감잎이 나오면 갉아 먹는 놈이 있다범인이 누군가 했더니거실에 숨어 사는실베짱이 짓이었구나이제 넌 체포 즉시 실외추방이다 글·사진= 한종인 칼럼니스트

원추천인국검자주색 털모자를 쓴루드베키아 '원추천인국'입술만 발라야 할 립스틱을얼굴 절반이나 칠했구나품바도 아니고…어린 섬서구메뚜기가 원추천인국을 찾아 왔다 '영원한 행복'이란꽃말을 어찌 알고? 글·사진= 한종인 칼럼니스트

주름잎꽃보라색 모자에 노란 나비넥타이로 한껏 멋을 낸 주름잎꽃 초미세먼지가 훼방을 놓는데도 매무새만 신경쓸 뿐마스크는 안중에도 없구나글·사진= 한종인 칼럼니스트

태화산 화산(?)태화산 정수리에서연기가 피어오른다구름모자로 멋을 부리던여느 때와 달리김이 모락모락연기煙氣가 연기演技였구나구름이 연출한…글·사진= 한종인 칼럼니스트

바위취꽃꽃적삼 밑에 하얀 단속곳 차림 바람을 타고 춤을 추는바위취꽃 꽃잎 위 아래가 영 딴판이로구나그런데하늘거리는 집게발로꿀샘을 지킬 수 있을까 글·사진= 한종인 칼럼니스트

매발톱꽃 위로 뻗은 꽃뿔이 매의 발톱을 닮아서 매발톱이란단다 색마다 다른 꽃말, 보라색 꽃은 승리의 만세 호랑거미가 매발톱에 거미줄을 치려나 보다 벌나비들이 걸려들면 호랑거미도 만세를 부르겠지 글·사진 =한종인 칼럼니스트

앵두"앵두나무 우물가에~♪"앵두하면 떠오르는 옛노랫말입니다 소녀의 입술을 닮은 앵두요즘은 여중생들이 립스틱 짙게 바르더군요 그냥이 더 예쁜데… 사진·글= 한종인 칼럼니스트

자주달개비방사선에 노출되면자주색 꽃이 분홍으로돌연변이가 일어나원전 주변에 심는 방사선 지표식물이란다 자주달개비의 변이가나를 닮았구나꼴불견에 낯빛이 변하는…. 글·사진= 한종인 칼럼니스트

만첩빈도리겹겹이 흰 속옷 위에겉에만 분홍을 바르고줄지어 핀 꽃만첩(萬疊)빈도리첩첩 꽃잎으로 만든먼지떨이 같구나 마음 먼지를털어내는… 글· 사진= 한종인 칼럼니스트

허영심먹음직스럽지만 뱀 자가 붙어 외면하나 눈 밖에 난 뱀딸기 약이 되지만 맛은 없다 꽃말이 허영심 사춘기 때 나를 설레게 했던 여학생 이름도 허영심이었는데…. 글·사진= 한종인 칼럼니스트

피아노 계단지하철 2호선을지로입구역 건반 위를 걷는다계단을 밟을 때마다도레미파솔….♪무거운 발걸음이 풍선을 매단 듯 가볍다을지로에 가면나도 피아노를 연주한다 글·사진= 한종인 칼럼니스트

정절의 꽃뿔이 난 듯 바늘잎을 세우고 솔순 끝에 핀 소나무꽃 지조와 절개가 보인다 살랑살랑 봄바람에도 고슴도치 같은 바늘로 자신을 지키나 보다 그래서 꽃말이 정절인가 글·사진= 한종인 칼럼니스트

잣나무의 시위소나무재선충이 번져태화산학술림도비상이 걸렸다불안한 잣나무들이 너도 질끈 나도 질끈머리띠를 동여매고생존 시위를 한다수간주사를 맞아가며….글·사진= 한종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