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예술의 거장 빌 비올라가 던지는 느린 질문 “나는 어디에 존재하는가”
비디오예술의 거장 빌 비올라가 던지는 느린 질문 “나는 어디에 존재하는가”
  • 유이청
  • 승인 2015.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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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5일-5월3일 신작 및 주요작품 전시

빌 비올라의 작품 '조우'. 사진=국제갤러리

【인터뷰365 유이청】‘현대미술의 영상시인’이라 불리는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빌 비올라(64)가 세 번째 내한 개인전을 갖는다.


5일부터 오는 5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소재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개인전은 지난 2003년, 2008년에 이은 것이다. 전시회에는 지난 2년 동안 비올라가 새롭게 작업한 7편의 영상작품과 이전의 주요 작품들이 함께 전시된다.


전시되는 주요 작품 중 하나는 ‘밤의 기도’(Night Vigil 2005/2009)이다. 이 작품은 19세기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인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위한 서사적 비디오 작품에서 비롯된 것으로, 유명 연출가 피터 셀라스와의 협업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졌다.


2부작인 ‘밤의 기도’는 어둠에 의해 나뉘어져 있지만 서로에게 빠져드는 남자와 여자를 묘사하고 있으며, 이들의 길을 밝히기 위해 불을 사용하고 있다. 죽음 너머의 세계 안에서 그들의 개별적 자아들이 하나가 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이번 전시작 중 중요 작품인 '밤의 기도'. 사진=국제갤러리


전시작 중 ‘내적 통로’(Inner Passage 2013)는 캘리포니아 남부 모하비 사막에 서있는 한 남자의 모습이 담겼다. 남자는 희미한 점으로 보이다가 점차 관객에게 가까워지고 화면이 어두워지면서 남자 모습 대신 무질서한 이미지와 소리의 파편들이 보인다. 이후 불빛 하나가 길을 비추고 다시 모습을 드러낸 남자는 사막 속 먼 곳으로 모습을 감춘다.


‘조우’(The Encounter 2012)에서는 두 여인이 각자 여행을 가던 중 어느 한 지점에서 아주 짧은 순간 서로를 마주하게 된다. 그 짧은 만남 동안 나이든 여인은 젊은 여인에게 삶의 지혜가 담긴 신비를 건네준다.


‘물의 순교자’(Water Martyr 2014)는 런던 세인트 폴 성당에서 선보인 대형 비디오 영구 설치작업인 ‘순교자(흙, 공기, 불, 물)’시리즈 중 하나이다. 거꾸로 매달린 인물 위로 세찬 물줄기가 쏟아져 내리고 그 움직임을 느린 동작으로 보여준다.

'도치된 탄생'(Inverted Birth)은 대형 스크린에 한 남자가 여러 액체를 번갈아 뒤집어쓰는 모습을 보여준다. 액체는 시간이 지날수록 색채와 농도가 점차 변해 영상 속 남자의 내면 변화를 관객들이 보게 된다.


'물의 순교자'(사진 왼쪽)와 '도치된 탄생'(오른쪽). 사진=국제갤러리

1951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빌 비올라는 시라큐스대학교에서 뉴미디어와 인지심리학 등을 공부했다. 199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미국관을 대표하는 작가로 선정되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으며 미국 휘트니미술관과 폴게티미술관, 일본 모리미술관, 프랑스 파리 그랑펠레 등 유명 전시장에서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


비올라는 대학 졸업 후 에버슨미술관에서 테크니션으로 일하며 비디오미술의 선구자 백남준 등 유명 아티스트들의 전시 설치를 도왔고, 작곡가인 데이비드 투더와 함께 일하며 음악과 음향에 대한 관심을 발전시켜 나갔다.


그는 불교 기독교·선·신비주의 등에 대해 연구했으며 특히 1980년 일본에 1년 남짓 머물면서 선불교승이자 화가인 다이엔 다나카와 교류하며 자기 작업의 토대를 마련했다. 또한 이 시기에 그의 영상작업의 특징인 ‘느림의 미학’을 구축하게 됐다. 비올라 작품의 트레이드마크인 극도로 느린 움직임은 ‘인사’(1995)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세번째 한국 개인전을 여는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빌 비올라. 사진=키라 페로프/국제갤러리


비올라 예술의 근원은 인간과 자연·우주에 대한 성찰이다. 그의 작업들은 가장 사실적이고 물질적인 재료인 비디오를 통해 존재에 대한 추상적인 질문을 담아내고 있다.


큐레이터 제롬 뇌트르에 따르면 “빌 비올라는 지난 40년간 세 가지 형이상학적 질문들과 힘겹게 싸워왔다. 그것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 존재하는가, 그리고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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