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워터디바이너' 러셀 크로우 "'박물관' 벤 스틸러가 감독 데뷔에 도움"
[인터뷰] '워터디바이너' 러셀 크로우 "'박물관' 벤 스틸러가 감독 데뷔에 도움"
  • 김보희
  • 승인 2015.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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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크로우가 영화 '워터 디바이너' 홍보차 내한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터뷰365 김보희】영화 ‘글래디에이터’ ‘뷰티블 마인드’ ‘신데렐라맨’ ‘로빈 후드’ ‘레미제라블’ ‘맨 오브 스틸’ ‘노아’ 등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러셀 크로우(50)가 한국을 첫 방문했다.

19일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는 할리우드 배우 러셀 크로우의 내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러셀 크로우는 영화 ‘워터 디바이너’의 홍보차 한국에 방문한 것으로, 지난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으며 오는 20일까지 3박4일 일정을 소화한다.

‘워터 디바이너’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갈리폴리 전투 중 실종된 세 아들을 찾아 호주에서 터키까지 홀로 찾아온 한 아버지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 영화는 러셀 크로우의 감독 데뷔작으로, 그는 극중에서 세 아들을 찾아 떠나는 아버지 조슈아 코너 역도 맡았다.

이날 러셀 크로우는 기자회견장에 검은색 후드에 청바지를 입고 편안한 차림으로 참석했다. 살이 조금 올라 푸근해진 모습으로 등장한 러셀 크로우는 특유의 중저음 보이스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한국말로 인사를 건넸다.

한국에 첫 방문하게 되었는데 소감은 어떤가.

영광이다. 공항에서부터 따뜻하게 맞이해주셔서 감사하고 기쁘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을 더 알아가고 싶다.

‘워터 디바이너’를 통해 처음으로 연출에 도전하게 됐다.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어떤 작품에 선정을 할 때 네거티브를 중요시한다. 그동안 배우로서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나를 자극시키는 작품에 출연했다. 이번 ‘워터 디바이너’ 역시 닭살이 돋을 정도로 스토리도 좋았고, 내가 생각하는 것과 잘 맞았다. 그동안 운이 좋게도 커리어가 훌륭한 감독들과 작업하면서 (연출적인 부분을) 많이 배웠다. 배우를 하면서 내 안에 감독을 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워터 디바이너’는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작품이 나를 골랐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작품이 가진 힘을 내가 어떻게 잘 표현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연출을 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나는 작품을 시작하면 항상 지인들에게 자문을 구한다. 이번에는 감독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하지만 리들리 스콧 감독은 ‘잘 할 것이다’라고만 했고, 론 하워드 감독은 ‘감독을 하면서 그 일과 사랑에 빠질 거다’라는 말만 해서 둘 다 도움이 안 됐다.

오히려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기를 해준 건 배우 벤 스틸러와 호러 영화 감독 일라이 로스였다. 벤 스틸러는 ‘네가 주연이니 네 연기에 신경 써라. 감독을 하면 다른 배우들 연기에 신경을 써야하기 때문에 나중에 너의 연기에서 놓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정말 촬영하면서 다른 배우들 디렉팅하는데 시간을 많이 쏟다보니 내 촬영은 빨리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벤 스틸러의 말이 도움이 됐다. 일라이 로스는 '43년 연기 경력이나 영화인으로서 25년 경력이 도움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 대신 네가 아버지기 때문에 아버지의 심정으로 작품에 임해라’면서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각 개인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에너지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좋을 거라고 조언했다. 나에게 큰 도움이 됐다.

그동안 많은 감독들과 작업했다. 어떤 감독과 작업할 때 인상적이었나.
리들리 스콧 감독과 5작품(‘글레디에디터’ ‘로빈 후드’ ‘어느 멋진 순간’ ‘아메리칸 갱스터’)을 한 데는 이유가 있다. 리들리 스콧은 의견을 존중해주고 지적, 창의적 부분이 잘 맞다. 다른 사람들은 우리가 많이 싸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토론하고 의논할 뿐이다. 스콧은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바로 말을 하라, 제작이 끝나고 말을 하면 소용이 없다’고 했다. 스콧 감독과 2년을 세트장에서 보냈는데 그가 파란색으로 표현하라고 하면 난 그렇게 표현했다. 앞으로 스콧 감독과 두 작품 정도 더 하고 싶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러셀 크로우는 '워터 디바이너'에서 부성애를 표현했다.

평소 음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번 작품에서도 음악에 신경을 썼나.

내 삶과 영화에 있어 음악은 중요하다. 영화 속에서는 관객이 이야기를 함께 할 수 있게 해주며, 중요한 메시지 전달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이번 영화에도 다양한 음악을 선택하고 신경 썼다. 나에게 음악은 삶의 중요한 부분이다. 18살 때부터 밴드 활동을 시작하며 앨범도 냈다. 하지만 이제는 음악 비중을 줄이려고 한다. 둘째아이를 낳으면서 아이들과 시간을 함께 하기 위해 애를 쓰려고 한다. 투어나 앨범 등의 활동을 줄이고 집안에 충실할 계획이다.

실제로 어떤 아버지인가.
아이들에게 모든 상황에서 필요로 하는 아버지가 되고 싶다. 두 아이들과 떨어져 있는 것을 늘 걱정했다. 그래서 촬영할 때는 함께 다니기도 했다. 지금은 아이들이 성장해서 촬영장에 함께 가지는 않는다. 앞으로는 아이들을 위해 완전한 가정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아이들이 창의적이고 올바르고 곧게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

‘워터 디바이너’는 고국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특히 러셀 크로우의 고국에 대한 사랑이 느껴진다.

모국이란 내 자녀와 가족이 있는 곳이고, 그들은 내 삶의 동력이다. 나는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4살 때 호주로 이민, 그 곳에서 13살까지 살다 다시 뉴질랜드로, 21살 때 다시 호주로 갔다. 긴 시간을 호주 사람으로 살면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호주는 영국의 식민지에서 벗어났지만 제1차 세계대전에 강제로 참전해 많은 전사자를 냈고 그들의 시체가 돌아오면서 상실감이 컸었다. 인구가 적어 타격이 컸고 지금도 호주인들에게 이 사건이 기억되고 있다. 호주인인 나에게도 큰 사건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 역시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많은 희생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또 한국은 가족적인 가치관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부성애가 담긴 ‘워터 디바이너’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한다.

호주 출신 유명한 배우 멜 깁슨이 출연한 영화 매드 맥스(1979년)의 성공으로, 그때부터 호주 영화가 알려졌다. 호주 영화 발전을 위해 멜 깁슨 등 영화인들과 정보를 공유하는 편인가.
멜 깁슨은 과도하게 평가 받는다고 생각한다. 그 시대에는 호주 출신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멜 깁슨의 경우 13~14살까지 미국에서 자랐고, 토종 호주 배우들보다는 비자를 쉽게 받을 수 있었기에 미국에서 연기를 하기가 쉬웠을 것이다. 수많은 호주 감독들이 호주인들의 이야기를 하는 영화를 선보이고, 호주 출신 제프리 러시와 휴 잭맨, 니콜 키드먼 등이 나오면서 호주 영화시장이 급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연기할 때 지키는 신조는 무엇인가.
젊은 시절에 수천 편의 연극과 락 밴드 공연을 했다. 그럼에도 새벽 5시에 매일 기상해 솔잎 나뭇잎들이 쌓여있는 공원을 찾아, 땅에다가 소원을 적고 다시 솔잎으로 덮었다. 당시 그 시간에 일어나 활동하는 배우는 나밖에 없다고 확신한다. 절제와 노력이 성공의 기반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배우들이 하지 않는 작품에 출연했다.

연기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이 있다면.
젊은 시절부터 배우 활동과 가수 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배우로서 빛을 보기까지는 오래 걸렸다. 수많은 오디션에서 고배를 마셨는데 그 이유는 어린 시절 럭비 선수로 활동하다 다친 앞니를 치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가 없는 것도 배우로서 내 삶의 일부라 생각해 치료하지 않았다. 하지만 25살 때 ‘크로싱’(1990)의 조지 오길비 감독에게 캐스팅되면서 내 인생이 바뀌었다. 오디션 때 감독에게 이빨이 없는 것을 이야기하니 공감을 해줬다. 하지만 이 작품 주연은 이빨이 두 개 있는 사람이기에 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 순간 배역에 내가 맞춰야 한다는 깨달음과 감독님 역시 나의 진정성을 이해해준 부분에 감사함을 느꼈다.

‘글래디에이터’ 후속편이 나올 가능성은 없나.
보셨겠지만 극중 막시 무스가 죽었다. 그래서 ‘글레디에디터’ 후속편 참여는 어려울 것 같다. (웃음)

다음 연출 계획이 있다면.

한국은 아니지만 아시아에서 베트남 전쟁을 소재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추후에 한국에서도 기회가 된다면 촬영을 고려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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