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타파 골프칼럼] ④ 공간을 확보하라
[상식타파 골프칼럼] ④ 공간을 확보하라
  • 김영웅
  • 승인 2012.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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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를 즐기는 레저골퍼들의 영원한 목표는 적게 치고 멀리 나가는 것이다. 그 목표에 따른 영원한 숙제는 스윙이다. 코치들이 가르치는 대로 다 따라 해도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게 스윙. 이 난제를 홀연히, 파격으로 풀고 나선 이가 골프연구가 김영웅 씨다. 그의 이론은 간결하고 탄탄하며 실제로는 몸짓을 따라 몸이 자연스럽게 스윙을 하게 한다. ‘스윙의 자연’을 회복하자는 그의 이론을 글로 보는 것만으로도 골프 스윙이 재미있어지고 해봄직해진다. 레저골퍼들을 위해 그의 글을 10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연재순서
① 골프 스윙, 가장 많은 이들을 번뇌에 빠뜨린 운동
② 늦게 깎은 머리다운 레저골퍼의 스윙
③ 중심을 지켜라
④ 공간을 확보하라
⑤ 집중과 조화
⑥ 손자병법의 허와 실
⑦ 자기류의 스윙-스윙의 최고수들
⑧ 모 노먼 스윙의 특징과 레저골퍼에게 주는 시사점
⑨ 자기를 바로 보는 것
⑩ 스윙의 여의봉, 이퀼리브리엄 스윙

시간의 저글링. 스포츠에서 공간은 곧 시간이다. 골프스윙에서 힘의 발산인 공간의 확보를 기초로 하며, 이를 바탕으로 시공간의 일치인 타이밍으로 연결시켜 비로소 거리와 정확성의 꽃을 피우는 것이다.
【인터뷰365 김영웅】운동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두고 힘을 쓸 줄 안다고 한다. 힘을 쓸 줄 안다는 것은 제한된 공간에서 날카로운 선을 그리면서 큰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스포츠에서 공간의 확보는 힘을 쓰기 위한 핵심적인 예비동작의 하나다. 춤이나 무술에서 공간의 확보란 나와 타격대상 혹은 상대와의 융통성 있는 긴장감이 유지되는 거리를 말한다. 탱고처럼 남의 다리 사이를 현란하게 헤집고 다니다가 빠져나오기를 반복하는 밀착된 춤사위에서조차 공간의 확보는 필수적이다. 복싱이나 무에타이가 종합격투기에서도 유력한 격투술인 이유는 좁은 공간 속에서의 공방에서 탁월한 효율을 발휘한다는 데 있다. 공간의 확보는 '작은 공간'내에서의 날카로운 효율을 기한다는 뜻한다. 동작은 정교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작아야 하는 반면, 그런 속에서도 에너지의 발산은 큰 동작 못지않게 강해야 한다는 것이다. 4전5기 신화의 제물이 되었던 카라스키야의 세련된 펀치를 두고 홍수환이 평가한대로, 팔을 몸에 붙여놓고도 '몸통 안에서 다양한 펀치를 던질 수 있었던' 능란함이 일류챔프들의 고난도 기술이다. 오류가 발생할 여지가 많은 허술하고 넓은 공간을 여는 대신에 빈틈없이 몸을 움츠린 상태에서도 몸속의 미묘한 리듬으로 스피드를 발산시켜 자유자재의 펀치를 작렬시킬 수 있었던 가공할 상대였다는 뜻이다. 이런 능력이 극대화되면 브루스 리처럼 1인치 펀치로도 충분한 임팩을 전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골프로 치면 '탭 인'거리의 스트로크와 마찬가지로 빗나갈래야 빗나갈 수 없는 공간 안에 볼을 임팩하는 것으로, 최소한의 백스윙으로 큰 힘을 내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극히 작은 스윙으로도 큰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다면 정확성은 자동으로 확보되는 것이다.


공간의 확보란 곧 시간의 확보
공간이나 스페이스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한치 한뼘의 작은 자리에서부터 우주까지의 넓은 공간을 두루 뜻하지만, 동시에,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를 뜻한다. 아인슈타인이 생각한 시간이란 아마도 3차원의 공간을 손국수처럼 잡아당겨 포석정처럼 흘려놓은 길이로 된 흐름일 것이다. 시간이 물처럼 굽이쳐 흐르다가 어느 결정적 길목에서 딱 맞아떨어졌을 때, 사람들은 타이밍의 절묘함을 말한다. 스포츠의 공간이란 팽팽한 활시위에 비유할 수 있다. 헐렁하여 느슨하지도 경직되어 끊어져 버리지도 않을 만큼 신축적이고 탱탱한 탄력을 가져야 한다. 이 공간은 단순히 멀고 가깝거나 좁고 넓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때로는 활개를 치듯 사지를 펼친 것일 수도 있고 때로는 포박당한 듯 온 몸을 움츠린 것일 수도 있다. 테니스나 배드민턴에서 몸 쪽으로 달려드는 볼이나 셔틀콕을 때리려면 어느 한 발을 뒤로 빼어 공간을 확보해야만 맞받아 칠 수 있는 팔을 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휘두를 수 없을 정도로 옹색한 공간에서는 힘을 발산할 시간이 확보되지 않는다. 스포츠의 공간은 곧 시간인 것이다. 골프로 치면 클럽이 자유롭게 임팩존을 통과할 공간 즉 마음껏 팔을 뻗어내는 움직임을 보장할만한 시간의 확보가 최대의 운동에너지를 정확히 볼에 전달하는데 있어 필수적이다. 골프스윙에서의 타이밍이란 공간의 확보와 시간의 확보가 동의어가 되어 스페이스-타임 즉, 시공간으로 합치되어 볼을 스퀘어 컨택하는 것이다. 이것이 임팩의 타이밍이다. 결국 타이밍이 뛰어나다는 것이 모든 운동능력의 궁극적 핵심이다.

날카로운 공간
나는 이스탄불이 자연과 지정학적 절묘함에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도시라 생각한다. 이스탄불의 앞바다가 되는 마르마라해는 보스푸러스해협을 통해 흑해로, 다르다넬스 해협을 통해 지중해로 연결된다. 이 해협들로 유럽과 아시아가 나뉜다. 지중해는 다시 지브롤터해협으로 유럽과 아프리카를 가르며 대서양으로 연결된다. 해협은 두 개의 해역을 연결하는 바다의 날카로운 길목이다보니 빠른 물살과 와류가 발생되기도 한다. 해협은 정치 및 경제적 중요성과 더불어 바다와 대륙이 어울리는 절묘한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미학적으로 아름다움이란 하이힐의 부러질 듯 잘록한 뒷축에, 와인글라스의 끊어질 정도로 가느다란 손잡이(stem)에 있다고 했다. 뾰족하게 날이 서지 않은 원만함에 아름다움은 드물다는 말이다. 골프스윙으로 치면 해협은 임팩존에 해당하는 곳이다. 자연과 예술에서의 미학적 날카로움은 스포츠에서의 에너지 효율과 같다. 골프스윙에서 공간이 확보되지 못하면 제대로 볼을 임팩 할 수 없는 것은 맞다. 그러나 그 공간은 늘 해협처럼 좁고 빠르고 날카로운 공간이라야 한다. 이 샛바다를 통해 타겟에 대해 예각으로 달려들어야 빈틈없는 정확성과 비거리의 최적화로 연결되는 딥 임팩트를 전달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공간 혹은 타이밍은 결국 큰 활개짓이 아니라 히팅존의 좁은 통로에서의 리듬과 순간 가속에서 비롯되는 것이라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김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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