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성형은 행복의 열쇠가 아니다” 파티마생명크리닉 대표 남궁설민
“미용성형은 행복의 열쇠가 아니다” 파티마생명크리닉 대표 남궁설민
  • 김두호
  • 승인 2008.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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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환자 무료진료에 노후 바칠 터 / 김두호



[인터뷰365 김두호] 연예인들의 미용성형 이야기가 나오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닥터가 있다. 서울 압구정동 파티마의원의 남궁설민 원장이다. 미용성형이 생활의학으로 대중화 되는데 일익을 해온 그는 곧 파티마의원을 후진에게 맡기고 암 불임 우울증 아토피 등으로 고통 받는 여성환자를 위한 무료 진료와 재생교육을 위한 파티마생명클리닉이라는 기관을 설립, 봉사활동을 시작한다. 평생 여성들에게 진 빚을 돌려주기 위해 여성환자를 위한 진료봉사를 노후의 임무로 선택한 그의 인터뷰는 놀랍게도 “성형을 해서 행복해지는 사람보다 불행해진 사람이 더 많다”는 역설적인 주장으로 시작됐다.




지금은 그야말로 인조미인 시대로 볼 수 있다. ‘예쁜 얼굴’ ‘젊은 얼굴’에 욕심이 있는 사람이면 남녀노소 구분 없이 성형을 생각한다. 성형 세태에 대한 의사의 관점은 어떤 것인가?

바른 분석이다. 지금은 너도 나도 성형을 하는 시대다. 10년 전, 20년 전, 30년 전으로 거슬러 오를수록 성형인구가 적었고 상류층의 독점지대처럼 인식됐었다. 지금은 성형을 안하는 사람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가 됐다. 그런데 성형을 하는 분들 속에서 살아오는 동안 느낀 것은 성형을 해서 행복한 사람보다 그렇지 못한 사람이 더 많다는 생각이다.


그것은 막연한 추측인가, 아니면 체험과 통계적인 발견에서인가?

모두를 감안해서 비롯된 평소의 생각이다. 물론 조사나 통계 자료는 없다. 대체로 성형의 시작은 미용에 대한 끝없는 욕망의 시작이며 그 끝은 반드시 행복이나 만족으로 귀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날이 갈수록 그 관점을 스스로 한층 더 실감하고 신뢰할 때가 많다.


구체적인 사례를 알고 싶다.

얼굴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드물지만 대체로 미용성형을 원하는 분들은 자신의 얼굴에 자신감을 갖지 못한 데서 출발한다. 얼굴은 유행이 없다. 한때 서구적인 미모를 동경했으나 지금은 오히려 동양인은 동양인다운 미모가 사랑을 받는다. 이상적인 성형도 타고난 미모를 보완해 성형을 안 한 것처럼 해야 하는 것인데 전혀 딴 모습으로 바꾸어 인조미인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성공한 성형으로 보이지 않는다. 많은 여성들은 한번으로 만족하지 않고 욕심을 낸다. 쌍꺼풀에서 유방확대나 콧대를 세우는 융비술 중심의 성형이 이제는 얼굴판을 개조하는 안면성형에서 히프 다리 등 신체 모든 부분이 성형 대상이다. 한 번 성형에 만족하지 않고 자꾸 욕심을 내면 끝이 없다. 나이는 누구도 막지 못한다. 성형이 어느 정도 변형을 시켜줄 수 있지만 결국 한계가 있다. 성형에 집착하면 마음의 병이 생기고 그로인해 성형을 안 한 사람보다 더 힘들게 사는 경우를 많이 보고 있다.




성형을 안 한 연예인으로 행복해 보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영화배우 전도연 씨를 생각할 수 있다. 그녀의 모습은 있는 그대로 정감을 주는 귀여운 얼굴이다. 성형으로 콧대를 왜 세우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겠지만 잘못 성형하면 오히려 차가운 인상이 될 수 있다. 부모가 준 모습 그대로가 얼마나 편하고 좋은 것인가를 느끼게 하는 연예인이다. TV 오락프로에 나온 이혼 경험의 어느 여자연예인이 성형으로 눈의 모습을 바꾼 후부터 남편의 애정이 식기 시작했다는 말을 들었다. 성형은 흡사 새로 산 집이나 새 차를 구입해 기분이 들떠 있다가 어느 시기가 지나면 다시 새 것을 구입하고 싶은 심리와 다를 게 없다. 하고 싶은 성형을 흡족하게 한 뒤에 또 새로운 욕심을 내는 데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김혜자 씨 같은 얼굴도 얼마나 평화로운가? 미녀가 아니지만 미녀보다 더 친밀감을 느끼게 한다.


실패해서 재수술을 하거나 성형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여성도 많다고 한다. 결국 성형을 많이 하는 여성들이 불행해진다는 것은 그것과도 관련이 있는가?

아니다. 지금은 1970년대 엉성하던 성형시대와 달라 부작용이나 실패 확률이 거의 없다. 환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수술 변형이 가능하다. 문제는 성형으로 인해 마음의 병이 생길 확률이 높고 그 마음의 병이 깊어지면 육체도 고통을 겪게 된다는 점이다. 육체를 아름답게 하기 위한 성형수술보다 마음을 아름답게 바꾸는 성형수술이 인생을 더 복되게 한다는 사실을 나는 믿는다.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그동안 미용성형과 관련해 전도사처럼 각종 미디어를 통해 홍보를 해온 대표적인 분이 아닌가? 특히 연예계에 연고가 많은 의사로 알려져 있다.

이제 그런 일을 후진들에게 넘겨주고 그동안 진 빚을 갚기 위해 의료봉사사업체를 곧 출범 시킨다. 시한부 생명을 살고 있는 여성암환자나 불임으로 고생하는 가정, 우울증 등 정신적으로 시련을 겪는 여성과 아토피 등의 질환으로 평생 고생하는 분들에게 힘과 용기가 되어주는 의사가 되려한다. 진료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생명교육과정도 운영할 계획이다. 내가 연예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것은 수술 환자들에 의해서이지 직접 그분들에게 홍보한 적은 없다. 언젠가 인기스타 한 명이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를테면 다이아몬드 쌍꺼풀이라는, 흔적 없는 눈수술 받은 걸 자랑해 내가 인기유탄을 맞기도 했다.


성형으로 성공한 연예인은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이름을 밝힐 수 없다. 다만 잊을 수 없고 나에게 충격을 남긴 스타가 있다. 나에게 수술을 받고 연기자가 된 후 영화와 TV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으나 어느 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평범한 얼굴을 자연스럽게 귀여운 얼굴로 바뀌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허무했다. 물론 성형이 죽음의 동기가 되진 않았겠지만 그가 성형을 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불행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스코리아 심사를 빈번하게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많은 미인들이 공식석상이나 비공식 자리에서 선망의 눈길을 받아왔다. 그들 중 최고의 미인을 찍는다면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미인대회도 미인에 대한 표준치나 정확한 기준이 없다. 여러 사람의 의견이 모여 최고의 미인을 선발하지만 어느 해 어느 때나 다른 미인들을 압도할 만한 특출한 미녀를 만나지 못했다. 미인에는 기준이 없다. 못생겨도 개성미 있고 매력 있고 호감을 사면 그것이 소중하다는 생각이다. 과거 세계 1등 미녀를 탄생시키고 싶다는 욕심을 가진 때도 있었다. 결국 진정한 미녀는 스스로 마음의 콤플렉스를 갖지 않은 사람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자신의 얼굴에 모두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비결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본 적은 없는가?

있다. 우리가 불행해질 때 자신보다 더 불행한 사람을 생각하며 위안을 받는다. 마찬가지다. 나보다 더 못생긴 사람이 주변에 얼마든지 있다. 이 세상에 장미꽃만 있으면 장미가 아름답게만 보일 수 없다. 산골 깊은 곳에서 다소곳하게 핀 들꽃을 장미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자신의 얼굴에 자신감을 가지면 굳이 성형으로 모습을 바꾸려고 애를 쓰지는 않을 것이다.


스스로의 이야기로 화제를 돌리겠다.

나는 북한에서 내려온 월남가족이다. 불쌍하게 성장한 피난지 부산이 고향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손을 그리는 취미가 있었다. 아마도 그것이 의사의 손을 선택하게 만든 것 같다. 그러나 나의 꿈은 지금도 영화감독이다. 직접 쓴 시나리오로 영화 한 편을 만들고 싶은 꿈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산다. 의사가 되지 않았다면 영화감독이나 패션디자이너가 됐을지도 모른다.


운영하던 병원을 떠나 봉사를 위한 사업으로 눈을 돌린 계기는?

막연했지만 30대에 예수를 만나면서부터 인생관에 변화가 왔다. 늘 정갈하고 욕심없이 살았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욕망의 세월이 그것을 깊이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제 나이가 더 들기 전에 있는 남아 있는 힘을 모아 나에게 행복을 베푼 여성들에게 바치고 싶은 것이다.





여의도에서 인터뷰가 끝나고 커피숍을 나온 그는 승용차를 타고 오지 않은 듯 영업용 택시를 타고 압구정동 쪽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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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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