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입대 예비학교 사이버 군인대 세운 김승광 전교육사령관
군입대 예비학교 사이버 군인대 세운 김승광 전교육사령관
  • 김두호
  • 승인 2009.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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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생활은 대한민국 남자의 당당한 통과 관문” / 김두호



[인터뷰365 김두호] 사이버 군인대학(www.sordiercollege.co.kr)이 2009년 10월 1일 국군의 날에 공식 오픈했다. 문을 열기 전 웹사이트 테스트 기간에 이미 일부 포털에서 인기 검색어로 떠올라 수십만명의 방문자수를 기록할 만큼 화제를 모았다.

창립자이면서 운영자는 육군 교육사령관을 역임한 김승광 예비역 육군중장이다. 군인대학은 군입대를 앞두고 군복무를 두려워하거나 극복하기 힘들어 하는 젊은이들을 위해 예비지식을 제공하고 사이버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군대 밖의 대학이다.

김승광 장군은 군지휘관 시절 군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자살이나 탈영 등으로 낙오하는 병사들의 수가 증가하는 것을 보고 군복무에 적응력이 약한 사병들의 보호와 관리에 특별한 관심을 두다가 군을 떠난 후 자신의 새로운 의무로 생각하며 군인대학을 창립했다.


“군대는 나를 발견하고 홀로서기를 배울 수 있는 곳이다” “군인대학을 통해 반군인(半軍人)이 되어 입대해 군생활을 즐겨라”는 구호가 신병들의 후련 영상과 함께 소개된 군인대학에는 군대에 대한 개요와 함께 신체검사에서 입영준비, 훈련소를 거쳐 신병이 되어 부대생활에 이르기까지의 정보와 복무지침이 소상하게 수록되어 있다. 군인대학은 효자학, 건강체육학, 정신건강학, 인생성공학, 인간관계학까지 5대 학위를 받을 수 있는 온라인 강좌도 개설하고 있다. 대한민국 남자가 당당하게 사회인이 되기 위한 첫 관문이 군생활이다. 그러나 군입대 연령이 다가오면 누구나 두려움과 함께 인생의 공백기처럼 복무기간을 아까워한다. 군인대학은 군복무가 심신을 강인하게 만들고 조직사회의 적응력과 필요한 능력을 개발하는 인생 성공학의 기본 과정임을 일깨워 주고 있다.



입대를 앞둔 젊은이들의 교육사이트인 ‘군인대학’은 국방부나 주무기관인 병무청과도 관계가 있습니까?

군이나 행정기관과 무관하게 순수 민간 차원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프로그램은 객관성과 입대 장병을 염두에 두고 실질적인 군복무 현장의 실샐활을 바탕으로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제공합니다. 군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이트가 아닙니다. 나는 현역 지휘관 시절부터 낙오하거나 탈선하는 사병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군복무는 입대하기전 반드시 충분한 준비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 개인적인 뜻을 함께하는 젊은 군경력자들의 지혜를 모아 운영을 하고 있어요. 누구나 거쳐야할 국민의 기본의무를 즐거운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도록 군선배와 부모의 입장에서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군입대를 기피하기 위해 유학을 마치고 귀국을 미루거나 국적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몸의 일부를 손상시켜 신체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아내는 사건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최근에는 태어날 아이의 병역문제를 내다보고 미국에서 원정 출산을 했다고 눈총을 받는 명사 가족도 있습니다. 엄격한 군조직생활에 대한 공포감과 복무기간을 인생의 공백기로 생각하는 것들이 기피이유 같습니다. ‘군인대학’에서 가장 비중을 둔 콘텐츠는 어떤 것들입니까?

‘군인대학’은 대한민국에 태어난 남자가 당당한 국민의 구성원으로, 건강한 심신을 가진 사회인으로 성장하는데 소중하고 필요한 과정이 군복무라는 원칙을 토대로 삼고 있습니다. 그것이 국가가 내세우는 입장 같지만 실제는 군복무를 다한 모든 분들이 경험을 통해 밝히는 공통의 생각이고 철학입니다.

남자라면 누구나 거쳐나가는 과정을 두려움 없이 편안하게 받아들이도록 신체검사에서부터 훈련소 입소, 신병에서 야전병 생활, 선배들의 군대 경험 이야기와 현역 장병들의 커뮤니티를 통한 간접 체험까지 전과정을 접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군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를 주제로 한 동영상 강의를 운영합니다. 또 부모의 곁을 떠나 홀로서기의 사회에서 터득하는 효행, 육체와 정신의 건강관리, 조직사회의 적응력을 키우며 인관관계에 성공하고 인생에서 승자가 될 수 있는 일종의 사이버 5대 학위과정도 개설했습니다.


1.21사태(1968년)가 터져 복무기간이 만 36개월로 연장됐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 때는 지금과 달리 식사량도 만족하지 못했고 연장복무에 들어간 선임 사병들이 신참들에게 수시로 기합을 주고 체벌을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지금은 구타가 없어지고 사병도 침대생활을 한다는데 평생 군생활을 하신 분으로 군대란 조직사회의 특성을 간단하게 요약해서 말씀해 주시지요.

입대는 처음으로 부모 곁이나 학교생활을 벗어나 스스로 세상을 헤쳐 나가는 자립활동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머리를 깎고 입영하면서 가장 먼저 마주치는 것이 태극기이며 조국입니다. 군복무 기간은 나라를 느끼며 자신이 국가에 필요한 존재라는 자긍심을 갖는 기간이기도 합니다. 군율과 명령에 따라야하고 개성이나 개인행동이 제약을 받는 조직생활을 하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원칙을 지키면 세상에서 가장 쉽고 단순한 생활이 군대생활입니다. 어려운 일이 있어도 견뎌내면 인내심이 생기고 강인해집니다. 군대라고 해서 전혀 딴 세상이 아니라 아버지와 삼촌, 형들이 모두 생활했던 곳이므로 특별히 특성이 많은 곳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복무기간이 짧아지고 침식환경이나 사병들에 대한 인격적인 예우 등 군생활이 전반적으로 좋아졌는데도 탈영이나 자살, 총기사고 등이 발생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근무환경이 좋아져도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갖지 못한 병사에 의한 돌발사고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어요. 몇 해 전 내무반 총기난사사고를 일으킨 사병도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동기라는데 스스로를 통제하는 자제력과 인내심이 부족한 인격적 결함을 입대전이나 입대후 교육으로 일깨워야합니다. 사병들의 자살 건수도 문제가 될만큼 증가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사단장으로 부임할 무렵은 자살 등 복무의지가 나약한 사병들의 문제가 우려할 정도였습니다. 내 아들이 사병으로 복무하고 제대한 직후 아들이 복무한 그 부대가 사단장으로 첫 임지였어요. 그래서 지휘관 회보를 내려보내면서 첫인사말에 ‘사랑하는 나의 아들들에게’라는 머리말이 자연스레 나왔고 그런 애정으로 사병들에게 다가갔습니다. 사고 예방에 정성을 쏟았던 덕분인지 2년간 근무하는 동안 탈영사고가 절반으로 줄었고 그밖의 불행한 사고가 한건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아들이 사병으로 복무한 부대에 아버지가 사단장으로 부임하셨다는 얘기가 재미있습니다. 미국이나 영국 같은 선진사회에서는 군입대나 군복무를 통해 국가에 봉사하는 임무를 국민들이 가장 영예롭고 전통적인 명예로 이어오고 있습니다. 특히 왕족이나 명문대가 또는 지도층 집안의 자녀들이 더 솔선수범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사회는 그런 미담이 흔치 않은 것 같습니다.

6.25전쟁 때 미국은 장성급 아들만 139명이 참전해 그중 35명이 전사 또는 부상을 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8군사령관으로 한국군의 전술훈련과 지원에 기여한 제임스 밴프리트 장군은 외아들이 폭격기 조종사로 참전했다가 야간 작전중 실종됐습니다. 실종보고를 받고 무모한 구조활동을 못하게 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모택동도 아들을 6.25 전쟁에서 잃었지만 그로인해 지도자로서의 덕목이 한층 돋보였을 것입니다. 특히 국가 위기사항이나 전쟁을 많이 경험한 선진국 사회에는 그런 일화가 수없이 많습니다.

이제 ‘군인대학’을 운영하는 김 장군의 얘기로 화제를 돌려보겠습니다. 27사단장, 7군단장, 2군부사령관, 교육사령관, 국방부개혁위원장 등 삼성장군으로 예편할 때까지 성공한 군인의 길을 걸어오셨습니다. 군인이 된 것은 어떤 계기에서 비롯됩니까?

나는 해방되기 1년전 일본 오사카에서 출생했어요. 체신공무원이던 아버지가 별나게 큰 어린 아들의 머리를 만지시며 “너는 두상이 커서 타고난 장군감이다. 일본을 혼내주는 군인이 되거라”고 말씀하셨지요. 그러나 초등학생 시절부터 선생님은 나를 선생이 될 사람이라며 그쪽으로 희망을 갖게 했고 나도 생각이 같았습니다.


어린 시절을 일본에서 보냈습니까?

첫 돌을 맞을 무렵 일본을 떠났습니다. 나의 돌떡을 싸들고 부모님이 귀국길에 오르셨어요. 항복한 일본 땅에 그들 우익들이 죽창을 들고 험악하게 우리 동포를 마구 헤칠 때 친절한 일본인 이웃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기고 현해탄을 건넜다고 해요.


교사가 되려다가 육군사관학교를 택한 것은 아버지의 말씀을 따른 것이군요.

아버님은 9살 때 돌아가셨습니다. 사실 어릴 때 고향(대구광역시 달성군 현풍면 성하리) 6년 선배 한분이 사관학교 유니폼을 입고 나타나면 멋져보였어요. 옷을 만져보기도 하며 동경했지만 중학교를 졸업할 때는 교사의 길을 선택했어요. 대구사범이 교육대로 개편되는 과정에 병설고교에 진학했다가 다시 대구고교로 자동 편입되면서 교사의 꿈을 접었습니다. 고교 졸업 때는 성곡장학재단의 권유로 서울공대를 지망했으나 실패해 그 해 여름 사관학교로 발길을 옮긴 것이지요.


교사를 지망했다가 군인이 된 것이 운명같군요.

사실 군인으로서도 교육사령관으로 있을 때 보람을 많이 느꼈어요. 베트남전에 다녀와 대위시절에 포병교관도 했고 교육사령관이 되기 전 소장 때도 교육사령부에서 근무했어요. 군인이었지만 내 몸속에는 교육자로서의 활동욕구가 언제나 잠재돼 있었다는 생각을 해요.




군 경력을 보면 소령부터 장군까지 주로 전력증강사업(율곡사업) 업무와 관련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군생활의 대부분이 전력 증강업무나 훈련과 관련이 많습니다. 전력의 3대 요소가 사람, 무기, 훈련입니다. 1960년대 우리 군은 무기에서 모든 장비며 먹고 입는 것까지 미국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총기류는 6.25 때 사용했던 것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자주국방 정책으로 자체 무기와 장비를 개발하고 경제성장과 함께 이제는 미군의 주둔비용까지 지원하고 있어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베트남전에도 참전하셨다고요?

1970년 5월부터 1년간 맹호부대에서 포병 관측장교로 전쟁을 경험했습니다. 관측장교는 포병의 눈과 같아 보병과 최전방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위험한 고비도 많습니다. 정글에서 소규모 게릴라전도 발생하지만 현대전은 적과 정면에서 서로 총을 쏘는 경우가 드물어요. 오히려 포탄이나 지뢰에 의해 희생되는 경우가 많아요. 내가 갔을 때는 그 나라의 분위기가 이미 스스로 방어하고 싸울 의지가 허물어지는 무방비상태였어요.


지금 우리 국군은 이라크에도 파병이 되어 있지만 아프카니스탄에도 재파병을 앞두고 있습니다. 해외 파병은 복무중인 군인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 아닙니까?

세계 각지에 파견되는 다국적군 가운데 우리 국군이 평화롭게 적을 제압하고 포용하는 심리전에서 가장 탁월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월남전에서도 베트콩 아들을 둔 월남주민들이 한국군은 학교 세워주고 머리 깎아주며 우릴 돕고 있으니 총질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이라크에서도 영역을 평화롭게 지키고 있어요. 진정으로 봉사를 하고 노인들 공경하고 의료 등 복지지원을 해주는데 누가 적으로 생각하겠어요. 그래도 위험지역으로 파견되는 것을 마음 편하게 받아들일 수는 없는 일이므로 파견 대상자라면 다소의 불안감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1969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시고 소위부터 별 세 개의 중장까지 40여년간 군인으로서의 삶을 뒤돌아보면 문득 어떤 생각부터 떠오릅니까?

휴가 한번 제대로 가 본적이 없이 군부대의 울타리 안에서 살다가 전역식을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비로소 내 곁에 늙은 아내밖에 없다는 것을 절감한 적이 있습니다. 소위 시절 전방으로 예고없이 면회 왔을 때 그토록 젊고 매력적이던 아내가 할머니로 바뀐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며 참 많은 세월이 흘렀다고 느꼈지요. 그리고 셋방살이로 떠돌던 시절부터 평생 소리없이 뒷바라지해준 일들이 생각났어요. 직업군인들은 근무지를 자주 이동해 주말부부로 삽니다. 아이들 교육 때문에 서울에 머무는 아내는 주말이면 반찬을 준비해 근무지로 내려옵니다. 그리고 돌아보면 잊을 수 없고 정든 사람들이 줄줄이 떠오릅니다. 연대장이 되어도 승용차가 없던 시절 자신이 타던 소형 승용차를 보험금까지 대납해주며 선뜻 넘겨주었던 상관, 그리고 전역식에 나의 귀빈으로 초청을 했습니다만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나와 행동을 함께한 장군시절의 부관들과 운전병이나 부사관들이 따뜻한 얼굴로 떠오릅니다.


셋방살이는 어느 때 청산을 했습니까?

소장이 되어 사단장으로 갈 때까지 전셋집에서 살다가 그 얼마 후 군인공제회가 지은 서울 대방동의 국민주택형 아파트를 장만했습니다. 그곳에서 7년간 살다가 2002년 전역 후 군인공제회 이사장이 된 뒤에 구리시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아 이사를 해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일찍이 베트남전에도 참전하셨다는데, 그때는 사병들도 수당을 받아 귀국하면서 TV나 전축 등 가전제품을 가져와 부러움을 사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하하. 관측장교로 있다가 민간인 복장의 연락장교로도 활동해 돈 쓸 곳이 많았어요. 아내에게 줄 화장품 하나 달랑 들고 돌아왔던 기억이 납니다. 특별히 낭비하지 않고 살았지만 두 자식 키우며 월급으로 집을 장만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아내도 낙천적이고 주어진 여건에서 요령을 피우지 못하고 산 것이지요.


전역 후 이사장을 역임하신 군인공제회는 자본규모가 엄청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산규모가 어느 정도나 됩니까?

이사장 일을 시작할 때 3조5000억이었고 재임 중에 5조원대로 증가했습니다. 주로 건설분야에 투자를 했으나 내가 일하면서 IMF이후 우량기업 M&A로 눈을 돌려 금호타이어, 두산인프라코어, 진로소주 등에 투자를 하고 환경 에너지와 자원 개발쪽으로도 사업영역을 넓혔습니다.



‘군인대학’ 운영 외에 지금 하시는 일은?

한국인성교육학회 부회장으로 기업이나 대학에서 인성교육과 리더십 이론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내가 몸담았던 교육사령부와 군사령부에도 특강을 나갑니다. 그리고 공부합니다. 여러 대학의 최고위 과정도 열심히 다닙니다.


입대를 앞둔 젊은이와 장군이 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에게 어떤 말씀을 먼저 주고 싶습니까?

군생활 자체를 대학으로 표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군복무는 대학만큼 인생에서 소중한 기간이라는 점, 남자면 당연히 거쳐 가는 곳이므로 정말 자신이 못났다고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는 한 누구나 군복무는 즐겁고 보람있게 보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장군이 되려면 소위로 임관할 수 있는 관문을 거쳐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면 역시 누구나 될 수 있으며 우리의 국방력과 경제력이 갈수록 튼튼해져 앞으로 군인의 역할이나 직업적 위상도 점점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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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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